1. 다시 생각해도 이건 정말 잘했다.
그동안 결혼 준비를 하면서 식을 올리기까지 많은 결정들을 해 왔다. 결혼식이 끝난 지 3개월쯤 지난 지금의 시점으로 추천하고 싶은 선택과 아쉬웠던 경험을 토대로 기록 겸 도움이 될까 글로 남겨 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얼굴 근육 풀고 웃는 연습을 했던 것이다.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최소 일주일 전부터 웃는 연습 하는 걸 무조건 추천한다. 특히 평소에 자신이 무뚝뚝하거나 잘 안 듣는다면 더더욱 하는 걸 권하고 싶다. 당일에 반가운 얼굴 보면 안 나오던 웃음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얼굴 근육 경련 난다. 더군다나 전문적으로 촬영해 주시는 분들과 지인들의 휴대폰이 나를 향한 상태에서 예쁘게 나오고 싶단 생각에 더 우스꽝스러운 얼굴이 나올 수 있다. 피부과는 마사지샵에서 관리를 받는 것도 좋지만, 매일 밤 씻고 난 뒤 거울을 보고 잠깐이라도 얼굴 근육 마사지를 하는 걸 추천한다.
두 번째로 지인에게 사회자를 맡긴 것이다.
일 년을 가까이 준비한 결혼식에서 하객들과 함께하는 원판 촬영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예식 시간은 20분도 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준비한 만큼 혹여 망칠까 봐 전문사회자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오히려 반대로 접근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사회를 봐주는 것보단 오랜 지인이 사회를 봐준다면 너무 고마울 것 같았다. 잘하는 것보다 실수가 있더라도 그런 경험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았다. 보통 지인 사회자 라고 한다면 신랑의 남자 친구가 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는 신부의 여자친구가 진행을 해 주었다. 나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실수의 여부를 떠나 남의 결혼식에서도 우는 내가 이 친구 덕분에 입장할 때부터 마음을 놓고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고마운 친구고 감사한 일이다.
세 번째로 DVD를 가성비로 제작해서 촬영한 것이다.
본식이 진행되는 20일 분 동안 신부는 제일 마지막에 등장해 실제로는 앞선 순서들은 눈을 담지 못 한다. 신랑 입장, 화촉 점화, 양가 부모님의 얼굴, 식전에 신부대기실에 들어오지 않았던 하객들까지 기록용 카메라는 정말 다채롭게 담아낸다. 게다가, 본식에 혹시 문제가 생겨서 클레임을 걸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기록용 영상이 깔끔한 증거가 되어 줄 것이다.
네 번째로 스튜디오 촬영을 토탈로 진행한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본식 때까지는 조금 후회한 적도 있었다. 일반으로 촬영했더라면 더 좋은 것을 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튜디오에서 준 앨범에 먼지만 가득한 사실을 깨닫고 돈 더 안 쓰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부분은 시간이 좀 더 지난 다음에 또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다.
2. 다시 돌아간다면 이건 꼭 보완해야겠다.
첫 번째로 본식 진행 중 웨딩홀 문 개방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에 미처 체크하지 못했던 부분이 다 체크했더라도 중간에 직원에게 부탁할 타이밍도 없었을 거다. 나중에 DVD 촬영 번을 보고 알았는데 어두운 호리였음에도 홀 입구를 열어놓았기에 바깥 조명이 다 들어왔다. 그 때문에 시선이 분산되어 예식의 집중이 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답답한 게 시를 수 있고 선호하는 방향에 다를 수 있다. 나는 갇혀 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두 번째로 웨딩 구두이다.
앞서 올린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웨딩구두는 편한 신발보다 조금은 불편해도 새 신발을 신는 등 나만의 신발을 신는 게 좋은 것 같다. 버진 로드를 걸을 때 드레스 앞부분을 들고 걷기 때문에 신발까지 다 보인다. 구두까지 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세 번째로 내가 예식을 올린 규수당 문래에서의 신부입장했을 때 아쉬움이다. 버진 로드를 걷기 전 하객을 약간 등지고 뒤에서 나선형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온다. 내려오기 전에 리프트를 통해 이 층으로 등장하는데 이때 몸을 좀 더 옆으로 돌려서 하객 쪽을 바라보고 걸었더라면 카메라에 좀 더 예쁘게 담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다음 달에 나와 같은 곳에서 식을 올리는 지인이 있는데 이점을 콕 집어 얘기해 줬다.
3. 웨딩홀에서 예식이 끝나고 난 뒤에 DVD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피로연을 돌아보면 웨딩홀에서 최종으로 정산할 시간이 온다. 이 때는 정신이 없어서 일단 정산을 맞췄다. 그리고 신혼여행을 출발했고 주변 지인들에게서 본식 영상과 사진들이 끊임없이 왔다. 일단 무조건 저장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씩 확인했다. 이때 떠올랐던 게 아버지 덕담 순서 중에 스피커의 잡음이 심하게 섞여 들어왔던 것이 기억이 났다. 지인이 보내준 영상에서도 뚜렷하게 잡음이 잡혔기 때문이다.
바로 DVD 업체도 문의를 남겼다. 역시나 잡음이 녹음되어 있었고, 해당 영상을 통해 웨딩홀에 문의를 남겼다. 무선 마이크 주파수로 인해 외부 소음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 됐고, 정산이 끝났음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 바로 보상 처리를 해 주었다. 혹시 주변에서 스냅사진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면 꼭 가성비 기록용이라도 영상은 꼭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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