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견례 선물 어떤 게 좋은 선물인지 모르겠어요.
먼저 집집마다 분위기가 있고 저마다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이니만큼 너무 비싼 선물은 지양했으면 한다. 양가 어른들이 서로 처음 보는 자리라면 더더욱 부담스럽고 불편해질 수 있다. 물론 성의는 보여야 한다. 이렇게 중간 지점을 찾는 게 어렵기 때문에 어떤 선물이 좋은 선물인지 모르겠다고 카페 등의 의견을 구하는 글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몰토크의 주제가 될 만한 선물이 좋은 것 같다. 그 자리에서 후식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과가 대표적인 예시인데, 포장도 고급스럽고 대화 내용이 떨어질 때 즈음이나 커피를 마실 때 같이 먹어도 좋고 따로 맛있는 후식이 상견례에 포함되어 있다면 눈으로 즐긴 뒤, 각자 집으로 가서 나중에 천천히 즐겨도 좋으니 말이다.
사실 처음엔 양가 어머님 두 분이 평소에 꽃을 받으신 일이 잘 없으신 듯 해서 기분이 좋아지실 수 있도록 풍성한 꽃다발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예비 신랑은 실용적인 게 가장 좋은 거 라며 극구 말리기에 절충안으로 찾은 게 화과자였다. 꽃 모양으로 되어 있지만 먹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며 신랑도 찬성하길래 바로 주문했다.
2. 우리는 상견례를 이렇게 진행했다.
앞서 올린 포스팅을 쭉 봤다면 알겠지만 예비신랑의 본가는 대구였고, 예비신부의 본가는 일산이었다. 상견례를 먼저 하고 결혼 날짜와 결혼식장을 잡는 경우도 있지만 우린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었기에 부모님의 긍정적인 참견조차도 최소화했으면 했다.
양가 부모님 네 분 모두 사회생활을 하시고 자식들의 결혼식을 위해 깊게 참견하실 성향도 아닌 게 첫 번째 이유였다. 그리고 상견례를 통해 모든 걸 시작하고자 했으면 어른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느낌도 없지 않겠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무지성 통보까진 아니었지만 적어도 큰 틀은 잡고 상견례를 잡았다.
상견례 장소는 예비 신부였던 내가 친정 부모님께 결혼식은 서울에서 올리니, 상견례를 대구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다행히 두 분은 당연하다는 듯이 수락해 주셨다. 대구는 수성구에서 상견례를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우리도 인터넷을 찾아보니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 신비디움이라는 곳이 유명한 것 같아 한정식으로 예약을 했다. 음식의 종류는 양가 어른들께 여쭈어보니 한정식이 소화시키기도 싶고 호불호가 가장 덜 한 음식이라는 이유로 가장 선호하셨다.
상견례는 저녁 식사 시간으로 예약을 잡았고 당일 일산에서는 친정 부모님과 함께 점심에 자차를 끌고 대구로 향했다. 떨린 마음으로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분위기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물론, 나는 상견례 내내 긴장한 채로 밥도 제대로 못 먹었고, 그날 밤에 묵은 호텔에서 룸서비스를 시켜 먹었지만 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버님 두 분이서 어색함을 풀기 위해 서로 소주로 두거나 받거니 노력하시며 순식간에 7병을 드신 사실이다. 두 분 다 대단하신 것 같다.
3. 물론 부모님 잘하시겠지만 리마인드 하면 좋을 것들이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본식보다 상견례가 더 떨렸다. 나랑 비슷한 시기에 먼저 상견례를 끝낸 언니와 같이 수다 떨다가 본인의 아찔한 경험을 나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상견례 자리에서 말할 소재가 떨어지더라도 이야기하면 안 하는 게 못 할 만한 소재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이야기가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의 주제가 되어 분위기가 차가워졌다고 했다.
첫 번째로 돈이 이야기다. 돈이 많아 돈 자랑을 하는 경우나 돈이 없어 궁상맞다 보이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 둘 다 좋지 않다. 물론, 결혼은 현실이기 때문에 돈이 없이는 현실적으로 살아가기 힘들다. 하지만, 이미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두 사람과 양가 가족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서로의 경제적 상황을 비교하게 되는 화제는 적절치 못한 것 같다.
두 번째로 자식 자랑이다. 빈말이라도 상대방의 자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면 가는 정에 오는 정이 있다고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자기 자식 자랑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결국 소중한 내 자식을 뺏겨서 싫은 것 같은 애매한 분위기의 상황이 되기 십상이다. 물론 그런 의미로 말하려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상견례는 양가 부모님이 서로 처음 보는 자리가 많다. 말실수를 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는 날이 될 수도 있다.
결혼은 둘이 해서, 둘만 잘 살면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좀 더 넓게 양가 가족끼리 잘 지낸다면 더 단단한 가족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혹시 결혼 전 상견례를 앞둔 거나 무사히 끝내셨다면 큰 선을 넘셨다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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