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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

06. 나는 드레스보다 신부 메이크업이 중요했다.

by sunniday 202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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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이크업은 본인의 장점을 잘 살리는 것이 최고입니다.

 앞선 포스팅을 순서대로 읽어봤다면 가성비 따지고 비싼 건 멀리하던 내가 메이크업만큼은 추가금을 내고 원장님에게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면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이건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결정이었다.
'이전에 하객으로 결혼식을 다녀왔을 때 스드메 중 신부에 대해 기억이 나는 게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익숙했던 신부 얼굴 밖에 기억에 남는 게 따로 없었던 경험이 첫 번째 이유였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나처럼 기억나는 것이 있냐고 묻는다면 비슷한 답변을 할 것 같다. 스튜디오는 청첩장 받을 때 사진으로 잠깐이고 예식 날짜가 언제인지 찾아보는 게 우선이었다. 드레스는 그냥 신부니까 하얀 거 입고 예쁘다는 기억뿐이었다. 그렇지만 메이크업은 신부대기실부터 본식을 지나 피로연까지 계속 얼굴로 마주했고 그날을 되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았다. 결혼식은 신부가 주인공이라고 한다. 나도 그날은 조금 더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이전에 면접을 위해서 메이크업을 몇 번 받아 본 경험으로 결정했다. 모든 사람의 미의 기준은 각자가 다르고 그만큼 메이크업도 굉장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항상 하던 대로 해주세요.'라며 부탁할 만큼 샵을 다닌 건 아니지만 최소한 나랑 안 어울리는 메이크업은 받기 싫었다.
내 얼굴은 귀엽거나 상큼한 과즙상이 아닌데, 피해달라고 요청해도 묘하게 다른 쪽으로 엇나가게 메이크업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나의 요청을 좀 더 구체화시켜서 잘 구현해 주실 경험 많은 우너장님께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2. 신부님, 스튜디오 메이크업과 본식 메이크업은 다르답니다.

 '신부님, 원하시는 메이크업이 있으세요?'라는 질문에는 최대한 추상적이지 않게 구체화시켜서 답변하는 것이 최고다. 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작고 동글동글한 편이라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귀엽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편이라면 당연히 과즙상 이 맞을 거다. 그렇지만 키가 크다거나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성숙한 이미지로 분위기 있어 보이는 느낌을 가졌다면 색조를 놓는 게 오히려 독일 수도 있다.

 어쩌면 당연한 소리인 이 말이나 자신에게는 적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과 어울리는 결이 아닌 내가 되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을 무작정 시도하다 실패할 수 있다는 걸 회피하는 느낌이랑 비슷한 것 같다. 미용실에 갈 때 맘에 드는 연예인의 사진을 보여 주며 '이 사람 처럼 해 주세요.' 할 때의 느낌처럼 말이다. 미용실은 다시 가면 되지만 내 스튜디오촬영과 본식은 한 번씩밖에 없으니까 나랑 어울리는 게 최고다. 두고두고 간직하며 몇 10년 뒤에도 촌스럽다 느끼지 않으려면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유행의 시도는 결혼 준비에 있어 지양하는 걸 추천한다.

 그렇다면 스튜디오 메이크업과 본식 메이크업은 무엇이 다를까. 스튜디오 메이크업 때 원하는 걸 시도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본식 때 수정해서 예식을 치르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튜디오 메이크업은 조명을 받고 촬영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최대한 매트하고 색조도 훨씬 많이 들어간다. 밝은 조명을 받는 과정에서 메이크업 결과물이 다 날아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결혼식을 치르는 본식은 사람들과 마주 하는 메이크업 이기 때문에 얼굴에 광을 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생기도 있어 보이고 드레스도 얼굴이 죽지 않기 때문이다.

3. 잔머리를 내는 게 유행이라지만, 그보다 가르마 방향이 중요하답니다.

 헤어와 메이크업 이후에 드레스를 입고 촬영을 한다. 당연한 소리다. 그렇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드레스를 입거나 촬영하는 순간이 오면 헤어와 메이크업을 바꾸고 싶어도 시간상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그래서 메이크업을 할 땐 드레스가 귀여운 스타일에 벨라인인지 성숙한 느낌의 머메이드라인인지 등의 여부를 미리 알려 주면 좋다. 사진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느낌의 드레스를 입고 촬영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최고로 좋다. 좀 더 어울리는 무드의 결과물을 내 주실 거다. 헤어의 경우에는 무조건 가르마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메이크업은 눈, 코, 입 부위 별로 수정 메이크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헤어의 경우는 뿌리부터 작업하고 아래 부분을 웨이브 작업을 한다던지 묶어서 고정하기 때문에 추후에 다른 방향으로 교정하고자 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실제 촬영할 때 스튜디오에서 들었던 말인데 샵에서 예쁘게 헤어랑 메이크업을 받고 오셔서 '신부님, 어느 방향에 얼굴이 예쁘게 나오실까요?'라고 물어보면 가르마 방향과 반대의 경우가 많아서 당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촬영을 가게 된다면 꼭 필히 가르마를 신경 써서 예쁜 결과물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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