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랑은 대구, 신부는 일산, 보증인원은 130명입니다.
우선 서울에는 정말 많은 곳의 웨딩홀이 있다. 하지만 이전 포스팅에서도 내내 말했듯이 우리에겐 예산이라는 것이 있고, 아무리 투어라도 시간은 소중하기에 최소한으로 줄여 두 세 곳만 돌아보기로 했다.
웨딩홀을 고를 때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우선적으로 방문할 곳을 정한다. 아마 웨딩일자, 시간대, 지역, 하객수, 식사의 형태, 홀의 발기가 가장 큰 요소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땠을지 하나씩 짚어봐야겠다.
먼저 결혼식 날짜는 준비기간을 일 년 정도로 두고 결정했기에 늦가을로 결정되었다.
지역은 서울로 했는데, 시댁식구들은 대구에 계시고 친정을 일산이라 대중교통이 가장 편리할 것 같은 영등포 주변으로 찾아보았다.
그다음으로 하객이 어느 정도 되는지 구체화시켜서 홀의 규모를 결정해야 했다. 일단 남편도 그렇고 나도 항상 만나는 사람들과의 만남만 있었기에 우리 두의 손님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가친척들과 부모님 지인을 기준으로 두고 130명 정도로 정했다. 이렇게 정하고 나니 보증인원이 최소 150면에서 200명은 있어야 예식을 치를 수 있는 웨딩홀들은 자연스럽게 제외되었고, 식사의 형태도 분리식으로 정해졌다. 참고로 넓은 홀을 한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건 대여비와 같이 금액적인 부분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보증인원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휑하고 비어보이는 사태가 발생해 좁으니만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한다.
신부의 로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웨딩홀의 분위기는 웨딩드레스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라고 하던데 홀의 밝기는 무조건 어두운 걸로 정해놨었다.
이유는 단 하나,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홀이 밝으면 꽃이 풍성해야 그리너리하니 분위기도 있고 예쁜데 꽃은 곧 돈이다. 그것도 생화여야 확실히 우아하고 멋있는데 생화는 정말 비쌌다. 가성비를 가장 중요시 여겼던 우리에겐 탈락이었다.
2. 다들 투어 하실 때 그 느낌 아시잖아요. 나만 그래요?
내 남편은 정말 목적 없이 걸어 다니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느꼈다. 웨딩홀투어는 목적이 있지만 어느 정도 횟수가 지나면 이 사람에게는 목적이 없는 느낌일 테고, 우리가 결혼준비로 싸운다면 분명 이걸 시작으로 싸우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하루에 나름 가까운 곳 딱 두 곳만 들렀다. 구로에 위치한 '제이오스티엘'과 영등포에 위치한 '규수당 문래'였다.
먼저 방문한 제이오스티엘은 정말 지하철역과 가까웠다.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도 크게 딱 보였기 때문이었다. 세련되거나 엄청난 임팩트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내 기억으론 홀 대여료가 따로 없었던 것 같다. 홀 내부의 큰 장점도 없었지만 큰 단점도 없고 가격도 좋은 것 같아서 결정하게 되면 당일 내로 전화드린다고 명함만 받아왔다.
두 번째로 방문한 규수당문래점은 아마 투어 다녀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타임스퀘어 바로 옆이라 건물을 찾는 게 비교적 쉽다는 점이 좋았다. 물론 1층 상가가 너무 죽어있다거나 같은 건물 내 JK컨벤션 웨딩홀이 다른 층에 있어 방문한 하객입장에선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규수당 안에 들어서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나의 최소한의 바람이 있었다면 '답답해 보이는 천고와 너무 짧은 버진로드는 싫어!'였는데, 천장에 거울과 조명의 효과를 주어 답답함을 없애고 탁 트여 보이는 인테리어에 휘둥그레졌다. 누군가는 촌스러워 보인다 싫다 했던 리프트 타고 계단 내려오는 신부입장의 루트도 내 눈엔 짧은 버진로드를 커버할 최고의 아이디어로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남편과 둘이 의논할 것도 없이 규수당이 낙점되었다.
3. 나는 소비자이고, 궁금한 건 물어보는 습관을 가졌지.
사실 굉장히 소극적인 성향 탓에 내가 소비자임에도 그러려니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불량이 나와도 반품하기 귀찮기도 해서 그냥 쓰는 일이 태반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면서 주변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상대방이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물어보기도 한다. 그럼 나는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라며 한 두어 번 정도는 평소처럼 넘어갔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하나둘씩 쌓이고, 생각해 보니 사진 찍는 시간을 제외하고 고작 20분 정도 되는 시간을 위해 내가 이 돈과 시간을 1년 가까이 신경 쓰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실감되었다. 어차피 겪어야 하는 거지만 너무 준비에 몰두하다가 스트레스받지 말자가 한 편의 목표였는데, 또 한편으로는 내가 지출하는 건데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예식이 진행되는 20분이 그냥 헛되이 지나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후로부턴 주변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라던지 혼자 멍하니 있다 문득 질문이 생각나면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서 어느 정도 쌓이면 한 번에 몰아서 질문하고 피드백하고 그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그렇게 궁금해서 물어봤던 내용들을 앞으로의 포스팅에서 하나씩 다루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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