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에 따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별점은 하단 태그에 있습니다.
1. 가족 모두가 따뜻해질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이 하나 있다고 한다. 바로 자녀에게 자신의 어떤 모습까지 보여주는게 맞는건지 혹여 나쁜 영향을 끼칠까봐 어떤 부분을 숨겨야 할지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어렸을 적이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시간이 지나고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에게 자녀와 부모의 입장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그만큼 갖게 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와 부모님의 감춰진 직업에 대한 이중생활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홀로 딸을 키우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그리며, 아버지인 '고토 가쿠시'의 삶 속에 숨겨진 직업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딸에게 직업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굉장히 흥미롭게 그려냈다. 진지함과 유머가 적절히 조화된 스토리라인과 감정이입이 쉬운 캐릭터, 크게 복잡할 것 없는 인물 관계를 매 화 적절하게 활용했는데, 개그와 조금은 진지할 주제를 잘 섞어준 스토리텔링에 개인적으로 동화책을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와 딸의 각별한 유대감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감동을 주었고, 각 에피소드가 주는 교훈도 있었다. 지루할 틈 없이 에피소드가 흘러가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관람하면서 가슴을 울리는 부분도 많았다. 가족 사이의 관계를 따스하게 그린 드리마틱한 순간들이 있었는데 작화에서 느껴지는 감각적인 색채도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나처럼 긍정적인 후기들이 많았다. 특히, 주인공인 고토와 그의 딸 히메 사이의 미묘한 심리 연출은 비밀 하나로 서로를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해준 부분과 중간중간에 나오는 성장하는 딸을 위해 만든 나이 상자가 시청자들이 이러한 관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주요 포인트가 아닐까 싶었다.
주인공의 직업적 성택과 딸에게 자신을 숨기는 그의 노력, 그리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을 해야하는 부모의 무게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가족들이 서로를 지키고 보호하는 방법이 생각지못할 만큼 참신하고 감동적인 부분이 많아서 정말 재밌게 보았다.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작품들을 패러디하며 숨겨진 관람 포인트들도 있다. 교모한 말장난과 스토리 속의 미묘한 부분들이 각자의 역할과 개성에 잘 버무려져서 작품을 한층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애니메이션인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2. 숨기는 것(카쿠시 고토), 그리는 것(카쿠 시고토)가 줄거리 그대로이다.
먼저 제목인 카쿠시고토(かくしごと)는 숨기는 것(隠し事, 카쿠시 고토)과 그리는 일(描く仕事, 카쿠 시고토)의 뜻은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2개의 단어를 의미한다.
동음이의어의 이 두 단어는 작품의 중요포인트와 밀접한 부분이 많다. 제목 그자체가 줄거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평소 살짝 저속한 저질 개그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인 '고토 카쿠시'는 외동 딸인 '히메'가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만큼 자타공인 딸바보인 고토는 딸에게 본인이 저질 개그 만화가라는 것을 들키는 일이 어떠한 것보다도 가장 두려운 일이다. 혹시 만화가라는 사실을 들켜서 히메에게 미움이라도 받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기에 같이 일하는 어시스턴트와 편집자와 함께 알리바이를 만들며 온갖 사투를 벌이게 된다. 매 회마다 걱정 가득한 만화가인 고토 선생님의 하루가 시작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실제 일상과 고충의 경험도 함께 담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사실적이면서도 코믹한 부분은 물론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스토리가 진행되어, 혹시 보게 된다면 기대했던 것보다 시청을 만족시켜 줄 만한 아주 흥미진진한 작품임이 틀림없다.
3. 극장판까지 봐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는 작품이다.
처음 관람을 하게 된 것은 '카미야 히로시'성우의 팬으로서 성우가 연기한 애니메이션을 검색해보다가 일상물 중에 그림체가 귀여워서 보게 된 작품이다. 그렇게 보게 된 '카쿠시고토'는 듣기 좋은 성우의 목소리와 더불어, 편안하게 즐길수 있으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스토리로 만들어져있었기에 더욱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적 봤던 '파페포포 메모리즈'가 문득 떠올랐다. 스토리는 전혀 다르지만, 당시 느꼈던 특유의 색채와 그림체로 와닿았던 몽글몽글함이 비슷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극장편집판인 '카쿠시고토 숨기는 것은 무엇인가요'에선 기존에 미스터리했던 현재 시점에 개연성을 부여해 잘 풀어내주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카쿠시고토'스러운 완벽한 결말이 아니었나 싶다.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 중 정말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던 만큼 아직 보지 않았다면 그 감동을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따뜻한 가족애가 담긴 일상물 애니메이션으로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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