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에 따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별점은 하단 태그에 있습니다.
1. 줄거리는 제목 그대로 '코타로는 1인가구'이다.
다양한 가구 구조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단연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 등은 상당히 많지만, 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등의 창작물이라고 한다면 여전히 희소하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었던 이 애니메이션은 어른 없이 아이가 혼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담아내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인 '사토 코타로'는 아직 유치원에 다닐 나이만큼 어린 나이의 아이다. 코타로가 원룸 시미즈에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담아냈는데, 팔리지 않는 만화가인 옆집 이웃 '카리노 신'을 시작으로 시미즈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이를 동반할 수 없는 시미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부모 없이 혼자 살게 되어버린 코타로는 어린 나이임에도 씩씩하게 생활한다. 옆집에 사는 신은 그런 코타로가 처음엔 어려웠지만, 어른으로서의 의무감과 코타로가 혼자 사는 이유를 하나둘씩 알게 되면서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게 된다.
신 이외에도 시미즈의 이웃으로 다양한 1인 가구의 캐릭터가 살고 있고, 각자의 스토리가 소개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직 많이 어리지만 주변의 어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코타로와 이웃들의 동반 성장 스토리를 보고 나면 마음이 훈훈해져 있을 것이다.
2. 관람포인트는 따뜻함이 한가득한 스토리이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어린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캐릭터들의 따스한 관계를 통해 가족 구성원안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기존의 정서적인 끈끈함을 이웃간의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잘 표현해 주었다. 스토리 중간중간에도 소외된 1인 가구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
이야기가 시작되었을 때 신이 늦은 밤 혼자 외출하는 코타로를 귀찮다고 생각하며 무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때마침 티비에 나온 안 좋은 소식의 뉴스를 보며,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거니 하며 코타로를 챙겨주는 장면만 보아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고 동네 사람들 모두가 인사하며 지내곤 했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잊고 있었지만 예전에는 당연시했던 이웃과의 공동생활이 이 애니메이션을 본 뒤 기억 속 저 편에서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 나처럼 추억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의도치 않게 1인 가구가 된 사람들에게도 코타로의 이야기가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을 느낄 수 있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확실하게 줄 것이다.
사실, 아이 혼자서 이만큼 생활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가볍지만, 충분히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내가 이전에 '나츠메 우인장'에서 느낀 감동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줄거리와 배경설정은 한 부분도 겹치는 장면이 없다.
코타로라는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1인 가구가 매일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다. 간단한 레시피로 매일의 식사를 준비하며 자신만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을 보며 나만의 소소한 취미생활에 대해 생각한다거나 주변의 이웃을 한 번 더 의식하게 되었다. 요즘 뉴스를 보면 타인의 호의를 이용해 나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기에 소원해지거나 이웃을 멀리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만큼 동네 모임 등을 통한 동호회 활동 등을 한다면 비슷한 긍정적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실 생활에 일어날 법한 스토리를 감동 있게 잘 풀어낸 '코타로는 1인가구'를 보는 것을 꼭 추천한다.
3. 불호였던 그림체였지만 스토리가 시작하니 몰아보게 되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었기에 상품성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한 뒤 시청했다.
개인적으로 순정만화에 나올 것 같은 그림체를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에 방영되어 이전에 포스팅했던 '손끝과 연연'이 바로 그랬다. 이 작품과 비교하자면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는 확연히 다른 그림체이다. 당연히 첫인상인 그림체는 불호였는데, 그래도 일상물이니만큼 화려한 액션신과 작붕의 우려도 없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하였다.
첫 화는 그냥저냥 끝났는데, 2화부터 코타로가 갑자기 엄청 사랑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오프닝곡과 엔딩곡도 너무 잘 만들었는데, 특히 엔딩곡은 한동안 나의 플레이리스트 한편을 차지할 만큼 사랑스러운 곡이었다.
끝까지 다 본 뒤 얼마 후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본은 만화의 실사화를 정말 좋아하고, 출연하는 배우들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는데, 막상 개봉해 보면 나에겐 불호인 경우가 대다수여서 의리상 1화만 봤다. 의외로 완성도가 엄청 좋아서 놀랐다. 비주얼적인 요소는 물론이고 목소리가 애니메이션과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있었다. 일상물이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염두하고 보더라도 실사화가 제대로 잘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힐 것 같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공감과 위로가 있는 일상물을 즐겨본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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