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에 따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별점은 하단 태그에 있습니다.
1. 게임을 통해 알게 된 두 사람의 게임과 연애, 두 마리 토끼 잡는 애니메이션이다.
가끔 현실에서 벗어나 흔히 말하는 이 세계에 몰입하고 싶을 때가 있다. 최근 그런 마음을 한 스푼정도 첨가한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다. 제목을 보며 게임이랑 관련 있는 스토리인가 생각하며 보게 되었는데, 줄거리는 여자주인공인 '아카네'가 남자친구 때문에 온라인 게임이 빠지게 되고 같이 게임도 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다가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자에게 남자친구를 뺏기며 스토리가 시작된다. 남은 건 게임 밖에 없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온라인게임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던 아카네는 같은 길드의 멤버인 아프로 머리의 '야마다'와 게임 도중 만나게 된다. 갑자기 전 남자친구와의 이야기를 야마다에게 하며 열심히 푸념을 늘어놓게 되는데, 말하는 내내 무심하던 야마다의 반응에 아카네는 심통이 나버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라인게임에서 개최하는 오프라인 이벤트에서 전 남자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무리해서 온갖 멋을 다 부리고 행사장에 방문하지만 정작 전 남자친구는 아카네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야마다를 홧김에 술집으로 데려가 만취한 아카네가 눈을 뜬 곳은 야마다의 방이었는데, 이런 인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연애보단 썸을 담은 스토리이다.
어렸을 적 게임을 하다 보면 레벨도 높고 코스튬이 멋있는 캐릭터들이 많았기에 현실 속에서의 사람들도 멋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애니메이션의 설정으로 가져와 달달한 스토리로 만들어내니 꽤나 볼만한 작품이 나온 것 같아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한 번 시청해 봤으면 좋겠다.
2. 남자주인공이 매력을 다하는 애니메이션, 여자주인공의 매력도 나왔으면 좋겠다.
이 작품은 만화책이 원작인데 아직 완결은 나지 않았고, 애니메이션이 먼저 완결이 나게 되었다. 게임 속에서 만난 인연이 현실에서 연인으로 이어지는 줄거리를 잡았기에 로맨스에서 빠질 수 없는 달달한 순간들의 표현을 중요한 포인트로 잡았을 것이다.
현실에선 게임속에서의 모습과 실생활에서의 모습의 간극은 꽤나 크다. 이 작품은 로맨스물인 만큼 정석으로 빠질 수 없는 잘생긴 남자가 현실에서 존재하는 설정으로 잡았고, 게임 속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현실에서는 더 매력적인 인물로 남자주인공을 설정했다. 클리셰는 이것부터 시작되는데 꽤나 설렘포인트를 잘 잡아서 가볍게 보기에 충분했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마 1화부터 쭉 보다 보면 처음에는 여자주인공인 아카네가 조금 무례하거나 답답하게 느껴지는 면이 꽤 있다. 나뿐만 아니라 여자주인공이 이 애니메이션의 유일한 진입 장벽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장르를 앞세운다 하더라도 전 남자친구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처음 만난 야마다에게 남자친구 행세를 시켰던 것과 남자주인공이 미성년자인지 몰랐다고 하지만 본인이 슬프다고 술집으로 데려가서 혼자 취하고, 야마다 집에서 눈뜨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원인인 것 같다.
아카네라는 캐릭터가 전형적인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답답한 상황에도 순응만 하고 주체적이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된다는 점인데, 바닥난 생활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부분에서도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아픈 상황을 참다가 쓰러지는 오래 전의 방영되었던 구시대적인 설정에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은 것 같았다. 보다 보면 느끼겠지만, 작품의 제목은 사실 첫 만남이 게임이었다는 것뿐이고 사실상 스토리 진행에 큰 연관성도 없고 이 부분에서도 호불호가 꽤나 갈린다고 한다.
3. 그럼에도 이정도의 그림체와 스토리라면 가볍게 시청하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게임판타지물을 그렇게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최근 '약캐 토모자키 군'이라는 애니메이션도 보게 되었는데, 게임 속에서의 만남은 비슷하나 만화 속 현실 캐릭터가 잘난 캐릭터가 아니어서 그랬는지 아직 다 보지 못했다. 흔한 클리셰를 이용하더라도 잘생긴 캐릭터들이 여성향 애니메이션에서 잘 통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림체는 순정만화책에서 많이 봐왔던 그림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마 보게 된다면 누가 봐도 연애물이라고 적혀있을 법한 그림체와 따뜻한 색감을 굉장히 많이 썼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기 좋을 것이다. 게임처럼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상상했던 일들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진부하면서도 신선했고, 단 걸 알면서도 먹게 되는 초콜릿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실 현실 속에서 같은 게임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과 만난다 하더라도 현실 속의 인물이 게임 속의 캐릭터처럼 멋있을 확률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누군가 한 번쯤 상상해 본 이야기를 달달하게 잘 그려낸 것 같아 재밌었다.
안 좋은 후기들도 꽤 있었지만, 이것도 매주 기다리면서 봤던 작품이었다. 애니메이션 포스팅을 하면서 가장 먼저 올렸던 '손끝과 연연'을 혹시 봤다면, 남자주인공이었던 이츠오미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의 야마다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체만큼이나 성우 목소리도 너무 잘 어울려서 순간순간 나오는 달달함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부분도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과 현실, 게임과 로맨스가 어우러져 뻔하지만 매력적인 스토리로 가볍게 볼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오늘은 '야마다 군과 Lv999의 사랑을 하다'를 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08. '어서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아무래도 3기가 고비인 듯 하다. (0) | 2024.04.08 |
---|---|
07. '카쿠시고토', 일상물이지만 기승전결 완성도가 높았다. (0) | 2024.04.05 |
05. '후궁의 까마귀', 그림체까지 몽환적인 미스테리 시대극. (0) | 2024.04.03 |
04. '코타로는 1인가구', 나츠메 이후로 오랜만에 본 따뜻한 애니였다. (1) | 2024.04.02 |
03. '주술회전' 2기를 보며, 고죠앓이 제대로 시작되었다. (1) | 2024.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