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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

14. 결혼 준비하며 꾸준히 했던 한 가지, 영어 공부 입니다.

by sunniday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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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 제가 바로 조기 영포자입니다.

 신년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하는 가장 많은 다짐 중 하나가 영어공부 일 것이다.
웨딩 얘기만 하다가 갑자기 무슨 영어 얘기냐고? 신혼여행을 동기부여 삼아서 영어 공부를 했던 얘기를 하려고 한다.

웨딩 관련 카페에 들어가 보면 지금도 '신혼여행 가려하는데, 영어 못 해도 괜찮나요?'라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못 하면 배우면 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얘기는 아니다. 나는 무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포기했던 사람이다. 30대 초반인 내가 어렸을 때 만해도 주변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요즘처럼 많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영어가 너무 어려워서 당시 차선책으로 공부하게 일본어였다. 나는 고3 때 친구들이 수능 공부 하러 갈 때 EJU를 준비하면서 일본에서의 대학 생활에 대해 꿈꾸곤 했었다. 그런데 엔고화로 인해 당시 엔화가 1600 원을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요즘엔 900원도 비싼 편에 속하는데, 지금과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결국 당시 일본 유학의 꿈은 접어야 했다.

2. 나는 언어 못하는 언어 덕후입니다.

 사실 나는 언어의 소질이 없는 사람이다. 주변에선 한국어가 제일 어려운 언어라며, 한국어를 할 줄 아니 다른 언어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작 나는 한국어도 잘 못 하는데 말이다.

자신이 부족한 분야가 있고 그 분야를 잘 해내는 다른 사람을 보면 멋있어 보인다는 말이 있다. 같은 이유 때문인지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특히, 영어 회화를 잘하는 사람이 말이다. 일본어는 유학이 취소되고나서부턴 잘 공부하지 않았다. 언어적 메리트가 많이 없어졌기도 하고, 여행 갔을 때 불편함이 없는 정도이니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근무했던 인천공항에선 일본어를 내세워서 취직했었는데, 정작 중국인들을 상대할 일이 훨씬 많아서 동료들한테 물어보며 어깨너머로 중국어를 배웠다. 물론, 짧은 기간 노출 되어 있던 언어 나 중국어도 거의 다 까먹었다.

영어로 시작해 중국어 얘기까지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나는 중국어를 배운 시간이 영어를 배운 시간보다 확실히 짧다. 그런데 중국어는 못 하는 게 당연하다며, 문법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입 밖으로 내뱉으니 당연하게도 실력이 빠르게 늘었다. 옆에서 원어민 수준의 동료들에게 발음도 바로 교정받고, 수정했던 것도 큰 요인이었다.
그래서 매년 영어 배우기를 목표로 잡았던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처음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의 필요성을 느껴 가장 먼저 했던 게 'TOEIC 공부하기'였다. TOEIC은 졸업이나 취업의 활용하기 위한 성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면 점수와 영어 실력은 비례하지 않으니, 주변에선 크게 추천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기도 없는 무지한 나에게 문법적으로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기본기를 배우고 영어란 언어의 아주 조금 감을 잡고 SNS에서 보이는 스터디도 다녀 보고 했다. 입 밖으로 영어를 내뱉는 게 어렵다며 피했던 것이 제자리만 돌던 나의 영어 실력의 이유였다.
실수를 해도 계속 입 밖으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가득했다. 자꾸 스스로 주눅 들고 완벽한 문장만을 말하고 싶어서 시간만 버리고 실력이 늘지 않았던 것이다.

3. 그래서 작년엔 스픽 했어요. 올해도 스픽 하고 있어요.

 생각해 보면 언어를 하루아침에 마스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일이라고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항상 간과하고 실망하고 좌절한다.
학교를 다녔을 때 시험 때문에 외우라고 해도 안 했던 나였고, 필요에 의해 학원에 다녔을 때도 하루 종일 글로 문법만 배우다 지쳐 그만둔 나였다. 지금은 사회생활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에 시간도 체력도 나에겐 없다. 하루에 5분이라도 꾸준히 말하는 연습에 노출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나는 신혼여행 가기 반년 전부터 '스픽'이라는 어플을 구독했다. 하루에 정말 적은 양이라도 수업을 들었고, 한마디라도 더 말하기 연습을 했다. 신혼 여행지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문장으로 구사할 수 있도록 여행용 문장에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식당에서 음식 주문은 물론이고, 전광판에 표시되지 않아 자칫 놓칠 수 있었던 비행기의 탑승 게이트 변경 여부도 물어볼 수 있었다. 분명, 완벽한 영어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새해가 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이 되어 간다. 나는 오늘도 꾸준히 영어를 공부한다. 조만간 나의 짧지만 애정하는 외국어 시리즈로 영어랑 일본어, 중국어 공부 포스팅도 올려야겠다. 나의 포스팅이 미래의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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