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준비가 막막해? 나도 그랬어.
연애 8년 차 '우리도 슬슬 결혼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남편이지만, 당시엔 연인이었던 남자친구와 나눈 대화였다.
물론 요즘은 결혼 안 하는 사람들도 많고, 주변에선 책임져 줄 수 없음을 알기에 예전처럼 강요하지도 않는 분위기라 주변에서도 비혼 주의인 친구들이 꽤 다수 있다. 그에 따라 사회적 결혼 적령기도 사실상 없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언니, 오빠들의 몇 포 세대를 들으며 자랐던 나는 '가진 게 없는 내가 결혼을 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많이 들곤 했는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없으면 없는 대로 우리만의 결혼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준비하게 되었다.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이기도 했고, 지금 안 하면 평생 못하고 연애만 할 것 같다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누가 그랬다고, 결혼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타이밍이 맞는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고..!
그렇지만 결심했다고 해서 당장 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물론 돈이 많으면 이런 고민도 없었겠지만, 정말 어디부터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당시 새로 산 아이패드에 직접 마인드맵을 그리며 준비를 시작했다.
2. 그래서 스몰 웨딩? 큰 그림부터 선택하자!
사실 스몰 웨딩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이효리님이 스몰 웨딩을 몇 년 전 유행시키고, 인스타로 팔로우해서 보던 유명한 인플루언서도 한옥에서 정말 소중한 지인 몇 명만 초대해서 공장식 웨딩이 아닌, 자신들만의 추억을 만들어 냈더라.
하지만 나는 첫째인걸? 우리 부모님께 이런 환상이 있을 줄은 몰랐다.
뿌린 돈이 있으니 거두고, 나도 우리딸 결혼한다고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다.
사실 내가 계획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다 필요 없다. 내 마음대로 할 거다/'라며 하나하나 견적부터 받아보고 했을 것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성격도 못되고, 준비하다가 초반주터 지칠 것 같아서 타협을 했다. '그래, 애초에 한 번뿐인 결혼식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고, 내가 엄청난 환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 부모님이 원하시는 식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는 돈이 없으니까 최대한 실리에 맞춰보자고!'
소수만 들어올 수 있는 스몰 웨딩에서 벗어나, 가격이 비싼 호텔식 웨딩을 지나, 웨딩홀에서 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업체들이 정말 다양하게 많이 나왔다.
웨딩북, 다이렉트웨딩, 아이티, 아이웨딩 등등 정말 많았는데, 장단점을 보기도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어디든 방문해서 실제 견적을 비교해 보는 게 최고인 것 같았다.
3. 모르면 전문가에게~ 우리에겐 박람회 상담이 있다!
우리는 준비하면서 박람회를 두 곳을 다녀왔다.
그리고 놀랍게도 첫 박람회와 두 번째 박람회를 방문한 간격이 1년을 넘었다.
아마 이쪽 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처음 준비를 하고 겪어보는 쪽이 대다수가 아닐까 싶다.
가족의 결혼식이 있었다고 해도 내 결혼식은 아니었으니 금액까지 세세하게는 모를 것이고,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몇 년 사이에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기 때문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사용하는 단어는 또 어떻고, 처음 스드메를 들었을 때 남편의 표정이 생각난다. 가봉? 토탈? 원판? 그게 뭐죠?
처음 방문한 곳과 결혼 준비를 하지 않게 된 이유와 두 번째 다른 업체를 방문해서 본격 결혼 준비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지금으로부터 근 3년 전에 첫 방문한 업체의 스드메 상담가가 250만 원이었다. 물론 이 글을 보는 분들 중엔 '그게 뭐가 비싸요?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네요.'라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실 나 혼자 갔으면 첫 번째 업체랑 그냥 계약하고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가격이 다 오픈되는 세상이고 저 사람들도 바보가 아니라면 나름 경쟁력 있게 가격을 조정했겠지'라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생각했을 땐 비싼 금액이 맞았지만 '결혼'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가면 평생에 한 번 밖에 없을 거란 이름의 프리미엄 가격이니 어디든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남편은 다름 곳과 비교했으면 좋겠다고 계약을 미루거나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담당자가 지금 하시면, 아크릴 액자 무료로 추가해 드리겠다느 말과 함께 다음번은 없다며 절대 계약을 성사시킬 요량으로 우릴 붙잡아 두었다. 그렇게 남편과 담당자의 기싸움 아닌 기싸움이 지나고 나니, 집에 와서 허무하기도 하고 기가 빨려서 던져놓은 게 자그마치 1년이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결혼을 못 할 것 같다고 말하고 타업체로 두 번째 방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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